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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고(故) 구하라씨가 숨진 뒤, 텅 빈 자택에 침입해 고인의 금고를 훔쳐간 용의자의 몽타주가 공개됐다. 사건이 난지 4년 만이며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이뤄낸 결과다. 해당 사건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4년 만에 공개된 몽타주, 키 170㎝ 후반에 광대뼈 돌출

 

지난 22일 방송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에선 구씨의 금고 도난 사건을 둘러싸고, CCTV 속에 나오는 용의자를 추적했다. 방송에 따르면 구하라의 49재를 치른 뒤, 이틀이 지난 2020년 1월 14일 자정 무렵 범인이 구하라 씨의 집에 침입했다.

 

범인은 유가족이 집을 비운 현관문에 다가선 뒤 잠금장치를 조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단순한 빈집 털이 절도범이 아닌 면식범의 소행이 의심됐으나,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CCTV 화면도 흐릿해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

 

그알 제작진은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CCTV 화질 개선 등을 통해 범인 정체 파악에 나섰다. 이를 통해 범인이 왼쪽 귀에 귀걸이를 착용했고 키는 170㎝ 후반에 평소 안경 또는 렌즈를 착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몽타주 전문 수사관'으로 유명한 정창길 전 형사는 범인에 대해 "턱이 길고 광대뼈가 조금 돌출됐다"고 추정했다. 공개된 몽타주에 따르면 용의자는 갸름한 얼굴형에 오똑한 코를 가졌다.

 

몽타주 영상 살펴보기

 

청부업자 가능성, 비밀번호 전달받았으나 도어록 조작 포기

 

 

그러나 범인이 구씨와 안면이 있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됐던 것과 달리, 그알 제작진은 누군가에게 범행을 사주받은 전문 청부업자 또는 심부름센터 업체 사람일 수도 있다고 봤다. 전 국과수 디지털 분석관은 범인이 도어록 버튼을 누르는 행동을 빠르게 포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표창원 프로파일러는 비밀번호를 전달받았으나, 직접 도어록을 만져본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고 분석하며 "돈을 받고 행하는 심부름센터 또는 청부를 주로 맡아서 행하는 사람"이라고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버닝썬 게이트 공익 제보자였던 구하라, 금고 도난과 관련 있을까?

 

 

앞서 지난달 19일 BBC뉴스코리아는 '버닝썬: K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한 여성들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이를 계기로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가 재조명되면서 故 구하라가 가해자들과 경찰의 유착 관계 규명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고인이 사망한 후 벌어진 금고 도난 사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씨의 금고에는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된 중요한 증거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알 제작진은 "금고 도난 사건이 버닝썬 게이트와 상관관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며 "금고에는 구하라가 버닝썬 게이트에 관련된 정보를 담은 휴대전화기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금고 도난 사건과 버닝썬 게이트 사건의 연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경찰은 금고 도난 사건을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까지 잠정 종결하는 '미제 편철' 결정을 내렸다. 그알 제작진은 "금고 도난 사건이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이 있었다면, 공소시효가 멈추고 수사가 재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용의자의 신상을 밝혀내고, 금고에 어떤 증거물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알 제작진은 "구하라의 죽음과 금고 도난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몽타주를 통해 용의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공개수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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